내연산 풍경 화폭에 담긴 겸재 정선의 숨결학생·시민 500여 명 참여...가을 정취 속 문화축제 성황
  • ▲ 보경사 경내에서 지난 11일 ‘제10회 내연산 진경산수 사생대회 및 문화축제’가 500여 명의 학생과 시민이 참여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뉴데일리
    ▲ 보경사 경내에서 지난 11일 ‘제10회 내연산 진경산수 사생대회 및 문화축제’가 500여 명의 학생과 시민이 참여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뉴데일리
    포항 천년고찰 보경사(주지 탄원스님) 경내에서 지난 11일 ‘제10회 내연산 진경산수 사생대회 및 문화축제’가 500여 명의 학생과 시민이 참여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올해로 10회를 맞은 이번 사생대회는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참가해 내연산의 아름다운 자연을 화폭에 담았다. 

    행사 당일 보경사는 고즈넉한 가을 정취로 물들었으며, 사찰 앞뜰의 노송 한 그루가 참가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산세와 사찰을 스케치하는 어린이들의 모습에서는 겸재 정선의 예술혼이 느껴졌다.

    사생대회는 유치부, 초등부, 중등부, 고등부 등 5개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주제는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화 정신을 계승한 ‘내연산 진경산수화’, 가족과 함께하는 자연 속 휴식의 모습을 담은 ‘내연산 소풍 가는 날’, 한가위를 배경으로 한 가족의 단란한 풍경을 그린 ‘내연산 가족 한가위 배경’ 등으로 구성됐다.

    참가 학생 최지아(선덕여중 3) 양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참여인데, 내연산의 풍경을 직접 보며 그림을 그릴 수 있어 자연의 아름다움과 예술의 즐거움을 함께 느낄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행사장에는 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한 체험 부스도 마련됐다. ‘꽃차 방한지 공예’, ‘가을 풍경 만들기’, ‘다육이 테라리움’, ‘나무잎 컵케이크’, ‘아로마 비누 만들기’, ‘키즈 네일’ 등 10여 종의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돼 관람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사생대회 중간에는 ‘가람예술단’의 국악 공연과 ‘애플 트리’의 통기타 연주가 어우러진 특별 공연이 펼쳐져 주말 방문객과 등산객들에게 큰 박수를 받았다. 

    고즈넉한 산사 풍경과 따사로운 가을 햇살 아래 국악 선율이 울려 퍼지며, 관객들은 잠시 일상의 바쁨을 잊고 여유를 만끽했다.

    한 참가자는 “보경사의 가을이 이렇게 아름다운지 처음 알았다”며 “자연 속에서 잠시 멈춰 마음의 평화를 얻는 ‘슬로우 라이프(Slow Life)’의 의미를 느꼈다”고 말했다.

    보경사 탄원스님은 “오늘 이 자리는 청소년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자리”라며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듯, 미래의 꿈을 그리며 성장하는 청소년이 되길 바란다. 내년 대회에서도 다시 만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강덕 포항시장도 축전을 통해 “학생들이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발휘해 내연산 보경사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화폭에 담길 바란다”며 “포항시는 앞으로도 청소년들의 예술적 성장과 문화 활동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행사는 응모권을 통한 경품 추첨으로 마무리돼 시민들의 즐거움을 더했다. 사생대회 출품작은 오는 14일 전문가 심사를 거쳐, 오는 20일 대경일보 지면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