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수 있다, 인생 점수 내러 갑시다’란 주제로 강의
-
프로야구가 개막한 지 42년, 2024시즌은 역대급 흥행을 보이며 올해 8월 900만 관중을 돌파했다.대구를 연고지로 둔 프로야구팀 삼성 라이온즈의 홈구장, 라이온즈 파크는 현재 용광로가 된 듯 뜨거운 열기로 가득하다. 중독성 있는 응원가와 재밌는 율동으로 인해 3루에 위치한 응원석은 홈경기가 있을 때마다 매진되고 있다. 열풍의 중심에는 삼성 라이온즈 김상헌(42) 응원단장이 있다.대구보건대학교(총장 남성희) 교수학습원격지원센터는 9일 오후 6시 본관 3층 대회의실에서 삼성 라이온즈 야구단 김상헌 응원단장을 초청해 ‘할 수 있다, 인생 점수 내러 갑시다’란 주제로 우수 졸업생과의 특강을 마련했다. 이날 특강은 DHC 우수학생클럽 ‘프라임’ 학생들과 대학 구성원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특강의 주인공은 대구보건대학교 헬스매니지먼트과(현 스포츠재활학과)를 2006년 졸업하고, 2013년 삼성 라이온즈 응원단장으로 시작해 IBK기업은행 배구단 응원단장(2014년~), 삼성화재 배구단 응원단장(2015년~)을 맡아 스포츠계를 종횡무진 누비고 있는 김상헌 응원단장이다.김상헌 단장은 학창 시절 본인이 처음부터 명확한 꿈을 가진 청년은 아니었다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중학교 시절, 우연히 H.O.T의 토니 역할을 맡아 ‘캔디’ 춤을 접한 것이 그의 인생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김 단장은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자신이 무엇을 잘할 수 있을지 고민하던 중, 운동이 좋아 대구보건대학교 헬스매니지먼트과에 입학하게 됐다. 그는 대학 입학과 동시에 대구에서 무용단을 보유하고 있는 이벤트 회사에 들어가 공연활동을 이어갔다.처음엔 선택한 길이 자신의 길인지 확신할 수 없어 교수님을 매일같이 찾아가 많은 상담을 했다. 김 단장은 대학시절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탐색했고, 에어로빅부에 들어가 점프와 덤블링 연습에 집중해 지금도 팬들 앞에서 다양한 공연을 선보이는 것 같다며 지나고 보니 했던 여러 일 중에 하나도 버릴 것이 없다고 경험담을 들려줬다.김 단장은 응원단에 들어가기 전, 무용수로 활동하며 다양한 공연을 소화했다. 그중에는 토끼나 돼지 등 동물 마스코트 캐릭터를 쓰고 공연하는 일도 있었다. 그는 “팔공산 야영장에서 하루에 두 번씩 공연을 하고, 3층짜리 공연장 사이를 종횡무진 뛰어다니곤 했다”며 힘들었던 당시를 떠올렸다. 하지만 그는 10년 동안 탈을 쓰고 세상과 단절되는 새로운 경험을 통해 강한 체력과 무대에 대한 감각, 기다림과 정신력을 키웠다고 털어놨다.이후 3년간 애니비라는 삼성 라이온즈 마스코트 응원단장으로 활동하게 되며 무더운 여름에도 인형 탈을 쓰고 사람들 앞에서 춤추고 뛰어야 했다. 그는 “1회부터 9회까지 한여름 그라운드의 지열 50도에도 마스코트를 쓰고 춤추는 일이 힘들었지만, 내가 움직이는 순간 경험이 되는 것”이라며 당시 경험들이 성장을 위한 발판이었음을 강조했다.김 단장은 경험과 빠른 실천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했다. 그는 “응원단장이 된 것은 처음부터 계획했던 것이 아니었다. 주어진 일을 하다 보니 이 자리까지 오게 됐다. 앞선 경험들이 현재 자신을 있게 했다”고 전했다.처음 응원단장의 자리에 올랐을 때는 선배가 하던 모습을 흉내 내는 수준에 불과했지만, 경험을 통해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아갔다. 특히 그는 응원단장으로서 목소리 관리를 위해 성악가 친구들에게 도움을 구했던 사례를 들며, 끊임없이 배우고 개선하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친구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김 단장은 성대를 긁지 말고 소리를 위로 내는 방법을 연습했고, 그 결과 더 이상 목이 쉬지 않게 됐다고 했다.경험과 빠른 실천을 강조한 김 단장은 나를 돌아보는 반성의 시간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경험을 통해 배우는 것뿐만 아니라 그 경험을 되돌아보며 스스로를 반성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김 단장은 매일 밤 ‘반성 노트’를 작성한다고 밝히며 자신이 하루 동안 겪은 일들, 잘못했던 부분들, 고쳐야 할 점들을 돌아보는 습관을 빠지지 않고 가진다고 했다. 이러한 과정이 그를 꾸준히 성장하게 만들어준 원동력이라고 밝혔다.그는 “반성은 단순한 회고가 아니라, 다음에 더 나은 행동을 할 수 있도록 나를 이끄는 과정”이라며 후배들에게도 이러한 반성의 과정을 통해 스스로를 개선해 나가라고 조언했다.이제는 루틴이 되어버린 반성들이 차곡히 쌓여 응원단장에 대한 철학적 메시지도 전했다. 김 단장은 “응원단장은 단순히 응원가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팬들과 함께 호흡하고 현장의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리더라고 생각한다. 응원가가 훌륭하다고 해서 그 자체로 응원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며, 현장의 분위기를 읽고 그에 맞춰 팬들을 이끄는 것이 응원단장의 진정한 역할”이라고 말했다.그는 응원단장으로서 세계적으로 독특한 KBO 리그의 응원문화를 잘 지켜나가는 것이 자신의 중요한 임무라고 생각한다. 그에게 야구는 단순한 스포츠 그 이상이다. 그는 “야구라는 종목이 없었으면 나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할 만큼 야구는 그에게 인생의 중요한 전환점이자 새로운 기회의 장이었다.그는 야구를 통해 자신의 열정을 발견했고, 그 열정을 바탕으로 팬들과의 교감을 이어가며 삼성 라이온즈의 응원 문화를 만들어갔다. 그는 팀 성적이 좋지 않을 때도 선수들을 향한 응원의 힘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김상헌 단장은 “잘할 때는 칭찬해 주고, 못할 때는 격려하는 응원이 필요하다”며, 팬들에게 긍정적인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그는 팬들이 보내는 응원의 힘이 선수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며, 그 힘이 선수들을 더욱 성장하게 만든다고 믿는다.마지막으로 김 단장은 자신의 좌우명을 전했다. ‘필요한 사람이 되자’라는 아버지의 말씀이 삶의 지침이 됐고 어디에서든 필요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해 왔다는 것이다. 야구 응원단에서, 그리고 배구 응원단에서 그가 인정받을 수 있었던 이유도 이러한 철학 덕분이었다. 김 단장은 대구보건대학교 후배들에게도 이 철학을 바탕으로 자신이 속한 곳에서 필요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당부했다.김상헌 단장은 후배들에게 어떤 내가 되고 싶은지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되묻고 움직이다 보면 다양한 기회가 주어지고, 그 과정에서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찾을 수 있다는 긍정의 메시지를 전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