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권 이야기를 담은 ‘대구의 기억 여성의 기록’도 함께 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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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광역시행복진흥사회서비스원(이사장 배기철·이하 대구행복진흥원)은 대구 여성의 삶을 기록한 책 대구여성 생애 구술사 제11권 ‘대구 원로(元老) 여성’을 발간했다.기록 및 자료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대구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아 2014년부터 ‘대구여성 생애 구술사’를 매년 발간하고 있다. 2014년은 ‘섬유’, 2015년 ‘시장’, 2016년 ‘의료’, 2017년 ‘예술’, 2018년 ‘패션’미용’, 2019년 ‘방문판매’, 2020년 ‘집(家)’, 2021년 ‘교육’, 2022년 ‘차(車)’, 2023년 ‘이주’, 2024년 ‘원로’를 키워드로 대구의 역사와 여성의 삶이 교차되는 부분을 조명하고 있다. 이번에 발간한 대구여성 생애 구술사는 7명의 생애 구술을 담고 있다.김지희(87세) 구술자는 6·25전쟁으로 명맥이 끊기다시피 한 한국의 자연염색을 최초로 학문화했다. 일본, 중국에서 자연염색 재료가 되는 식물의 씨앗을 구해와 직접 재배하고 염색해 이를 현대미술 작품으로 세계에 널리 알리기도 했다. 구술자는 2005년 팔공산 자락에 자연염색박물관을 개관, 자연염색의 전통과 현대를 잇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평생 교육계에 몸담았던 문신자(88세) 구술자는 미국으로부터 원조받은 우유 가루와 옥수수 가루를 쪄서 학교에서 빵을 나눠 주던 시절부터 교육 현장을 생생하게 들려준다. 퇴직 후에도 왕성한 사회 활동을 하고 있는 구술자는 교육계를 넘어 전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도 앞장서고 있다.영제시조 무형유산인 박선애(98세) 구술자는 1968년 이기릉 선생을 만나면서 명맥이 끊길 뻔한 영제시조를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특히 어린 시절 일제 강점기 경험을 매우 상세하게 구술해 귀한 자료가 되고 있다. 남편이 6·25전쟁에 징집되어 부재하던 시기, 잔치 음식으로 전국에 이름을 떨치며 가정 경제를 책임졌던 강인한 여성의 삶을 들려준다.‘배움’을 끊임없이 익히고 꿈을 이루어나간 성영희(86세) 구술자는 6남매 맏딸로 공부보다 살림을 도맡아야 했다. 구술자는 74세에 검정고시 학원을 찾아 검정고시에 연이어 합격하고, 78세에 대학 입학했다. 61세에 컴퓨터를, 68세에 사진을 배워 전국을 누비기도 했던 구술자는 문학 소녀의 꿈을 이루어 81세에는 수필집을 출간했다.90세까지 무료 진료 봉사를 해온 신동학(97세) 구술자는 지역의 원로 의사로서, 여성으로서 많은 활동을 해왔다. 평생 의사의 길을 걸으면서도 동학어린이집, 대구YWCA 회장, 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 상임대표 등을 역임하면서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이용수(98세) 구술자는 일제 강점기에서 평범하게 살아가다가 느닷없이 끌려가 일본군 ‘위안부’로 불리는 삶을 살아야 했다. 죽을 고비를 여러 번 넘겨야 했던 구술자는 1992년 46년 만에 자신의 경험을 증언하기 시작했고 당시의 참상과 피해, 인권 유린을 고발하면서 일본을 상대로 싸우는 인권운동가로 거듭났다.정영애(80세) 구술자는 대구YWCA로 시작해 외국 원조기관인 양친회 한국지부 대구사무소 등에서 산업화 되기 전 6·25전쟁의 후유증을 겪고 있는 가난하고 힘든 사람들과 부대끼면서 그들의 자립을 위한 제반활동과 교육활동 등 많은 일을 했다. 산업화 시대 초입의 우리 사회의 풍경, 그리고 초창기 양성평등 운동의 다양한 풍경을 들려주었다.대구행복진흥원 배기철 이사장은 “이번 대구여성 생애 구술사는 대구 역사를 만들어온 다양한 분야 여성 원로를 구술자로 모셨다”면서 “치열하게 살아온 원로들 덕분에 오늘의 대구 사회가 있는 만큼 격정적으로, 때로는 눈물지으며 삶의 이야기를 들려주신 구술자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전했다.한편 대구행복진흥원은 대구여성 생애 구술사 11권을 재구성한 책 ‘대구의 기억 여성의 기록’도 함께 펴냈다. ‘대구여성 생애 구술사의 발견 2014-2024’라는 부제의 이 책은 구술사 참여 구술자 중 가장 고령이신 박필순 님의 생년을 기준으로 1924년부터 2024년까지 100년의 기록을 담고 있다. 총 85명 대구 여성이 들려준 대구 이야기 중에서 ‘시대와 역사’, ‘도시와 장소’, ‘업과 생활’ 등 특별히 기록할 만한 내용들을 주제별로 구성했다.대구여성 생애 구술사 ‘대구 원로 여성’과 ‘대구의 기억, 여성의 기록’은 비매품으로, 책에 관한 문의는 전화 또는 이메일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