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뉴데일리 황진영 기자.ⓒ뉴데일리 DB
    ▲ 뉴데일리 황진영 기자.ⓒ뉴데일리 DB
    예부터 천혜의 자연과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신비의 섬’으로 정평 나 있는 울릉도. 분명 신비의 섬이 맞지만 여기서 기자가 말하는 신비의 섬은 외부서 보는 그런 호의의 단어가 아니다.

    지난 지방선거서 70%에 육박하는 압도적 득표율로 승전고를 울리면서 민선8기 경북 울릉군수에 당선된 남한권 호가 이끄는 ‘새 희망, 새 울릉’은 최근 한 여행 유튜버의 폭로로 한 순간 관광의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울릉은 고령화에 따른 농·어업이 쇠퇴 국면에 진입한 실정에 지역경제를 견인하는 주된 산업으로 관광이 자리매김 했지만, 일부 사업자들의 불손한 태도와 폭리경영 등의 논란은 어제 오늘의 일만은 아니다.

    민족의 섬 독도 관광 활성화 후 이를 상품으로 한 패키지 여행상품 등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울릉도는 명실상부한 국내 섬 여행지로 거듭났다. 하지만, 그간 ‘불친절, 배짱영업, 바가지요금’ 등의 단어가 꼬리표처럼 붙었고 논란이 생길 때 마다 지자체인 울릉군 행정에서는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원시안적 사고와 창의적인 접근을 바탕으로 해결책을 내놓기는커녕, 행정적 지도 점검 및 처분 등 근시안적 조치에만 그쳤다.

    이러한 현상은 울릉군이 오는 2028년 개항 예정인 공항을 내세워 입버릇처럼 ‘100만 관광객 유치’ 구호를 외치지만, 끊임없이 제기되는 ‘고물가 바가지’ 등의 부정적 인식 개선과 공항 개항에 발맞춘 인프라 구축 등 현안이 여러 규제의 덫에 걸리거나 제동이 걸릴 때면, 당장 급한 불부터 끄고 보는 일명 ‘땜질식’ 행정 잣대로 해결하는 현상으로 인해 그야말로 ‘이리저리 흩어져 질서나 체계가 서지 않는’ 행정 난맥상을 보이고 있다.

    지역사회의 크고 작은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당장 행정 조치에 나선다’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 보도 자료 배포가 우선이 아닌, 관(官)을 향한 여론의 뭇매를 겸허히 수용하고 과거를 혁신해 바꾸고, 민(民)과 열린 행정으로 소통하고 업무를 추진하고 행동하는 ‘공직의 자세’가 요구된다.

    따라서 울릉군은 지금 행정 방향을 바로잡아 지역의 병폐는 정면 돌파해 뿌리 뽑을 때다. 막대한 세금이 들어가는 관광 정책과 공약사업이 군민의 삶과 여행객들에게 체감이 되지 않는다면 결국 실패한 행정으로 귀결된다.

    급속도로 변화하는 시대 흐름 속 이 같은 행정 기조가 지속된다면 울릉군은 ‘한 점 조그마한 섬’의 약한 고리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지금 울릉군에 필요한 것은 양이 아니라 방향이다.

    이번 ‘비계 삼겹살’ 사태를 교훈삼아 민관이 협력해 ‘세계 속의 울릉’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