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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문을 여는 갤러리 ‘히든스페이스’가 개관기념으로 조형작가 김택기의 ‘영웅의 퍼포먼스’ 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6월 21일까지 한 달 동안 ‘로봇 태권브이 시리즈’ 20여 점이 전시된다.
김택기 작가는 어렸을 때 꿈과 희망을 주고, 위기에 빠졌을 때 어디선가 나타나 구해줄 것 같은 로봇 태권브이에 심취해 왔다.
금속의 선을 이용해 로봇 태권브이를 만들고, 이 로봇 태권브이가 색소폰, 첼로, 콘트라베이스, 기타 등을 연주하는 작품을 시도해 온 김택기 작가는 차갑고 단단한 성질의 금속과 언어와 이념을 뛰어넘는 음악의 만남을 통해 예술적 언어를 만들어 내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 김택기 작가는 금속과 음악의 만남을 극적으로 표출한 로봇 태권브이 작품으로 차가운 로봇과 따뜻한 음악의 만남을 통해 이질적인 것이 충돌할 때 생기는 또 다른 감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금속의 선을 활용한 로봇 태권브이는 텅 빈 로봇이지만 ‘비움’을 통해 역설적으로 희망을 채워주는 영웅을 의미한다.
김택기 작가는 동아대 조소과와 동대학원 미술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팡데옹 소르본 파리1대학에서 조형예술학 석사와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2000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프랑스 파리, 대만 타이페이, 홍콩 등지에서 10여 차례의 개인전과 120여 회의 단체전 및 아트페어, 야외조각전에 참여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숨어있는 공간’이란 뜻의 갤러리 ‘히든스페이스’는 대구에서 LED 조명·전광판 제조업을 경영하는 여성CEO 박진향(51) 대표가 야심차게 준비해 오픈하는 공간이다.
박 대표는 사업하는 동안 지속적으로 예술가들과 교류해 왔으며 예술문화에 관심을 기울여 왔다고 한다.
박 대표는 “기존 갤러리들이 대체로 순수미술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웠던 경향이 있었다”며 “앞으로 조형, 미디어작품은 물론 주변에 소소한 생활용품이지만 재미와 새로운 영감을 줄 수 있는 작품들을 꾸준히 발굴하고 다양한 형식으로 전시해 누구나 편안하고 친근감 있게 관람할 수 있도록 운영해갈 생각”이라고 했다.
개관 전에 김택기 작가의 작품을 초대한 이유에 대해 박 대표는 “로봇 태권브이가 어린 시절 꿈과 희망을 주었듯이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 힘겨워 할 많은 사람들에게 또 다시 희망을 전해주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