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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전 한국당 당 대표가 내년 총선 대구지역 출마설과 관련해 입장 발표를 유보했지만 여전히 출마가능성을 열어뒀다.
홍 전 대표는 12일 오후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패스트트랙) 등 향후 정치구도 변화에 따라 지역구를 정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데 이어 “2022년 대선에 유의미한 지역으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홍 전 대표는 고향인 경남 창녕 출마로 무게가 실렸으나 지역 정가에선 ‘보수의 심장’인 대구경북(TK)서 보수층 결집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TK에선 홍 전 대표 특유의 ‘강한 보수’이미지에 대한 향수를 기대하는 지지층이 꽤 두터워 당 대표를 2번이나 경험한 그가 국회 입성시 곧바로 보수 대선 주자로서의 파워가 실릴 가능성이 매우 높아 황교안 당 대표를 비롯한 당내 친박(親朴)세력들과의 미묘한 신경전도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그는 지난 경남 함안보해체 반대 집회 참가 등 꾸준히 민심 동향을 살피며 보수층을 대변해 왔고 때로는 ‘사이다’같은 발언으로 지지층을 한껏 끌어올렸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홍 전 대표가 대구지역 출마에 직접적인 관심을 보이지 않았으나 TK출신 대권 후보 등판에 있어 홍 전 대표만한 인물도 없다는 평가도 나오는 이유다.
이를 의식한 듯 홍 전 대표는 “국회 금배지 하나 더 달기 위해 출마를 결심하는 게 아니다. (패스트트랙 등)지금 정치 상황이 급변하고 있고 올 연말까지 어떤 변혁이 올지 예측할 수 없다. 내년 1월 중순 넘어 (지역구)이야기하겠다”면서도 “2022년 대선에서 유의미한 지역으로 갈 것”이라고 대선을 향한 속내를 내비쳤다.
이날 ‘TK민심의 바로미터’인 서문시장행(行)과 관련해 지역 정가에선 내년 총선 ‘공식 출마’를 기대했으나 홍 전 대표의 이 같은 ‘지역구 유보’발언으로 선거구제 개편 관련 혼란 속의 한국당 현 상황을 방증했다는 평가가 따른다.
하지만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태 여파로 지역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홍 전 대표의 TK상륙은 보수 우파 지지층은 물론 반(反)유승민파 등의 흡수로 보수층 외연 확장에도 크게 도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홍준표 이름 하나로도 보수층을 이만큼 끌어모을 만한 인물이 아직 없다. 그의 ‘강한 보수’이미지를 기대하는 향수도 있다. 홍 대표가 대구서 출마한다면 그야말로 대권 주자가 될 게 뻔하니 황교안 대표와 친박세력들 견제가 만만치 않을 수 있다. 황 대표와 당 지도부가 허심탄회하게 홍 전 대표와 물밑 작업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