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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황교안 당 대표가 내년 총선에서 TK(대구경북)에 ‘낙하산 공천’ 배제와 공천 시기도 앞당길 것으로 알려지면서 황 대표의 TK 대선주자 당내 견제가 벌써부터 시작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4일 지역 일간지 보도에 따르면 서울서 TK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황 대표는 TK공천에 대한 질문에 “예전에 했던 방식처럼 아무나 공천하면 안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낙하산 공천에 대한 부정적인 의사를 슬며시 드러냈다.
이와 관련 최근 ‘대구권’ 출마를 고심 중인 홍준표 전 대표와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 두 ‘잠룡’의 대구 발길이 잦은 가운데 황교안 당 대표가 TK지역 출신 대권 주자들을 ‘낙하산 공천배제’라는 명분을 앞세워 일찌감치 견제 선을 그은 게 아니냐는 게 지역 정가의 전언이다.
이 같은 황 대표의 견제구가 바로 전날인 12일 홍준표 전 대표의 서문시장 방문으로 더욱 가빠졌다는 것.
지역 정가 관계자는 “황 대표 속내는 대선주자 견제구를 던진 것으로 봐야 하지 않겠나. 소위 ‘친황(親黃)’과 ‘친박(親朴)’라인이 대선 주자로 분류되는 홍(준표)과 김(병준)에 TK텃밭을 내주지 않을 것은 뻔하다. 황 대표는 낙하산 공천배제라는 명분으로 공천 칼을 휘두를 것이 아니라 대구 시민들이 현 의원들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먼저 생각해야한다”고 지적했다.
또 공천 시기를 앞당긴 데에도 “비대위 체제 등 그동안 당이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았다. 정상적으로 이끌어 온 정당과는 다르다. 혁신과 좋은 공천이 남은 과제다”고 언급했지만 속내는 다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일각에선 현 의원들을 제외한 TK 원외 당협위원장들을 끌어안으며 경쟁력 확보에도 용이하다는 셈법도 내포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당이 TK에 공천룰과 관련한 발언을 일찍 내놓은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는 평가다. 공천룰에 반발하며 무소속이 속출할 수 있어 최대한 늦추기 마련이라는 것. 그렇기에 황 대표의 이번 발언에는 또 다른 셈법이 숨어있다는 데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지역 현역의원 관계자는 “지금 당협위원장들은 대부분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 시절에 인선했던 분들이다. 지난 번 당무감사때도 원외 당협부터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 다음달 17일 당장 예비후보 등록인데 현 의원들을 배척할 이유도 없을뿐더러 현직이 없는 원외 당협을 끌어안으며 자기 사람 만들 수 있는 시간이다. 공천권을 앞세워 자신의 경쟁력 교두보로 삼을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