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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21대 총선에서 대구 ‘동구을’ 공천을 두고 자유한국당 고민이 깊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동구을’ 당협위원장을 맡아 현직으로 뛰고 있는 김규환 의원과 ‘친박’세력을 업은 김재수 전 장관 대결에서 자칫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일었던 동구청장 공천 ‘경선 파동’이 오버랩 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당은 지난해 동구청장 지방선거에서 배기철 후보와 권기일 후보 경선과정에 막판까지 엎치락뒤치락 ‘진흙탕’을 보여 거센 비난을 산 전력이 있다.
당초 동구을은 김규환(한국당)·유승민(바른미래당)·이승천(민주당)이 대표 주자로 거론되면서 김재수 전 장관 경우 우리공화당 출마로 점쳐졌으나 최근 한국당 공천 도전을 공식화했다.
그간 김규환 의원은 국가품질명장 출신임을 내세우며 지역민과의 스킨십에 공을 들여왔고 현재 당협위원장으로 바닥 민심을 열심히 다져왔다. 지난 여론조사에서 유승민 의원을 크게 따돌리며 지지율이 반등되기도 했다.
하지만 친박 세(勢)를 업은 김재수 전 장관 등판으로 황 대표가 그야말로 ‘빼박(빼도박도의 준말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을 의미)’에 놓일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당 입장에선 공천권이 김재수 전 장관에게 쏠리면 지역구 당원들의 만만찮은 반발과 비난만 사게될 뿐 아니라 민심이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 또 가뜩이나 당내 ‘친박’세력을 발판으로 대표직에 앉았다는 오명을 받고 있는 황 대표에게 그야말로 친박 ‘각인’이 될 우려도 있다.
현 당협위원장인 김규환 의원에 공천권이 넘어가도 ‘명분’은 안게 되지만 당내 일부 세력 반발도 무마시켜야 할 부담이 크다.
중앙당이 제시한 공천룰에 반발한 두 후보가 자칫 신경전으로 돌입해 지난해 ‘악명높았던’ 동구청장 지방선거를 재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뿐만 아니다. 바른미래당과의 통합 여부가 어느 지역구보다 보수 표심 결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동구을은 14년 이상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의 ‘텃밭’으로, 통합에 실패한 유 의원이 수도권에 출마하면서 측근인 강대식 전 동구청장을 대신 등판시킬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야권 후보들 간 싸움에 민주당이 어부지리 얻을 가능성도 있어 한국당 내 고민이 더욱 깊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지역민에게는 자칫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빼는 격’으로 보여질 수 있다. 한국당 입장에선 여러모로 부담이 될 수 있는 데다 바른미래당과의 통합 여부 등으로 복잡한 셈범이 더해져 보수 표심이 분산될 우려도 있다. 동구을 선거가 혼란 속에 치러질 가능성도 있는 만큼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