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가 27일 오후 영남대학교를 찾아 대학생들과 만난 자리에서 “제대로 쇄신하고 새로운 모습을 보일 때 지금의 보수 이미지가 서서히 벗겨질 수 있다고 본다”며 보수 쇄신을 강조했다.
‘홍준표의 Talk! Show(토크 쇼)’ 주제로 열린 이날 특강에는 강의실을 가득 채운 200여 명의 학생들이 예리하고 날선 질문들을 쏟아냈다.
이날 보수이미지 등 한국당 쇄신 방향과 다수의 법조계 출신 의원, 신인들의 정계 입성 등 청년들의 시각을 반영한 질문들이 특히 눈길을 모았다.
홍준표 전 대표 역시 자리에 앉자마자 “질문부터 받겠다”며 포문을 열었다.
홍 전 대표는 총선불출마 선언이 당긴 한국당 쇄신 방향에 대해 “김세연 의원 말이 상당부분 맞는 말이지만 유감스럽게도 그렇게 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또 법조계 출신들이 다수를 차지하는 현 상황에 대한 질문에는 “미국 경우 하원의원 70%가 변호사 출신이다. 출신이 문제가 아니라 판사나 검사 고위직하다 국회 들어와서 누릴 것 다 누린 사람들이 아르바이트식으로 일하니까 문제가 많아지는 거다”고 일갈했다.
젊은 신인들의 정계 입성에 대해 “영국은 정당 가입이 16세부터고 서구나 미국 사회 40대는 우리나라 70대보다 정치 경험들이 더 쌓여 있다. 지방자치제도를 통해 민주주의가 어릴 때부터 몸에 배어있어 정치 역량이 우리와는 비교가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은)젊은 사람들과 이야기 해봐도 역량 안 되는 분들이 많다. 한국 정치판에서 나이 많고 적음에 따라 판단할 것이 아니라 결국은 역량의 문제다. 젊은 세대가 지방자치 경험을 갖고 지방의회 경험을 살려 국회로 진출하는 것이 합리적인 코스다”며 정치 경험을 전했다.
이날 한 학생은 “진보는 정의, 보수는 친일 태극기 부대 등 안 좋은 이미지가 있다. 좌파 진영 이미지 정책이 잘 먹혀 들어갔다고 본다”며 우파 진영의 대응 방법 등 한국당 보수이미지 쇄신 방향에 대해 질문했다.
홍 전 대표는 “지난 조국 사태에서도 봤듯이 퇴행적 진보다. 진보라고 하면 젊고 미래가 있고 밝은 이미지고 보수는 ‘틀딱’·‘꼴통’ 떠올리는 자체가 잘못됐다. 진보는 선하고 보수는 악한 것으로 인식됐다. (이런 이미지)역대 쌓아오는 데 30년이 걸렸다. 하루아침에 벗겨질 리 없다. 방송에서 토론하고 해도 쉽게 안 벗겨진다. 제대로 쇄신하고 새로운 모습을 보일 때 서서히 벗겨질 수 있다고 본다”며 보수 쇄신을 강조했다.
내년 21대 총선과 관련해서는 “지난 번 유시민 전 장관과 토론회서 보니 내세우는 것이 탄핵 잔당 청산이론이었다. ‘박근혜 집권 당시 잔당들 소탕하는 것이 내년 총선이다’라는 얘기를 듣고는 섬뜩했다. 당 대표가 뭐했는 사람이냐 전부 친박 잔당들이라고 방송에서 스스럼없이 이야기 하더라. 정권심판론으로 총선에 나서는데 저쪽에서는 탄핵 잔당 청소를 주장할 거다. 그런 공격을 피하려면, 당 대표였던 내가 (지금)이야기하기에 적당하지 않다”며 말을 아끼면서도 한국당 총선 대응 전략에 우려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