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억대의 뇌물 수수 혐의로 구속된 김영만 군위군수를 둘러싸고 통합신공항 추진에 제동이 걸린 가운데 공항건설에 뜻을 모았던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 김주수 의성군수, 배지숙 대구시의회 의장, 장경식 경북도의회 의장이 김 군수 살리기에 나서 안팎으로 논란을 빚고 있다.
우리복지시민연합은 지난 2일 논평을 통해 “2억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범죄자를 구명하기 위해 단체장과 시도의회 의장이 탄원서를 제출했다는 것은 어떤 변명으로도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사건이다”면서 “권영진 대구시장은 ‘청렴을 옷 입듯이’라며 버스광고와 거리 현수막에 내건 대구시 슬로건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이는 민심을 거스린 행위로 지역민들에게 사죄해야한다”고 규탄했다.
지난달 25일 구속된 김 군수는 구속적부심을 청구했고 대구지법은 28일 이를 기각해 결국 구속되면서 탄원서는 불발됐다. 문제는 김 군수의 구속적부심이 열리기 하루 전인 27일 이미 선처를 요청한 탄원서가 법원에 제출돼 비난을 사고 있는 것.
경북도의회 통합공항이전특별위원회 위원장인 박창석 도의원에 따르면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 김주수 의성군수, 배지숙 대구시의장, 장경식 경북도의장 등이 김 군수의 선처를 요청하는 탄원서에 서명했다고 밝혀지면서 논란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이에 안팎으로 “공항 이전하려고 법과 원칙을 어긴 군수를 풀어달라고 하는 것이 맞나”며 지역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우리복지시민연합은 “공직자의 기본 덕목인 청렴을 포기해 조롱거리 대상으로 전락했다. 대구시는 ‘청렴’을 강조하는 슬로건으로 대대적인 홍보를 하고 있으나 정작 대구시장은 청렴에 관심없음이 만천하에 드러났다”며 “부패와 반청렴에 둔감한 이들 단체장들은 지역민들에게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든지, 소속 공무원들의 부패에 탄원서를 써 주는 단체장으로 전락하든지 양자택일을 해야 한다”고 일소했다.
한편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재명 경기도지사 선처를 당부하는 탄원서 제출로 지난달 27일 보수성향 시민단체인 자유대한민국수호단 회원들의 거센 비난을 받은 바 있다.